슬기로운 병원생활

《v2디스크 생존일기 3화》회복 중이라더니, 재수술이라니요?

부제: 우리 엄마가 달라졌어요. 그런데… 내 몸뚱아리는?


2025년 6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지금 나는 병원에 있다.
첫 수술 후 2번의 주사 시술 후에도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도 차도가 없었다. 오히려 통증은 더 깊어져가는 것 같고, 저림은 다리 아래까지 퍼져나갔다.

진통제는 점점 늘어갔고, 걷다보면 무릎이 밖으로 꺽였고, 앉아 있기도 힘들었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일조차 고통이었다.
아침 7시, 점심 12시, 저녁 5시. 병원식사는 어짐없이 시간에 맞춰 나왔지만 야행성 인간인 나에겐 배고픔이 고문이었다. 그래서 엄마와 함께 쿠팡이츠를 애용했다. 에그토스트, 히말라얀소금라떼, 쿠키, 피자까지—병실 안 작은 호사였다.

그중 가장 특별했던 건, 매일 엄마가 사다 주신 커피였다.

“따뜻한 콜드브루에 에스프레소 샷 추가, 얼음 3개, 물은 조금.”

딸이 엄마에게 보낸 복잡한 커피 주문 메시지와, 그걸 캡처한 화면.
매일 적어다니던 복잡한 커피 주문. 엄마는 내 커피를 외우지 못해도, 마음만은 제일 정확했다.

내 커피 취향은 까다로웠다. 엄마는 그걸 외우지 못해, 나에게 메시지로 보내달라하고 그걸 주문하실때마다 꺼내서 읽곤 하셨다. 그 모습을 처음엔 당연하게 여겼지만, 너무 귀엽고,, 어느 순간 마음이 찡해졌다. 뭉클+1

사실, 엄마에게 커피를 부탁한 건 나를 위한 것도 있었지만, 엄마를 위한 마음도 있었다.
병실 안에서 매일 불 끄고 누워서 핸드폰만 보고있는 엄마가 점점 우울해 보였다. 그래서 밖에 나가 햇빛도 쐬고, 잠깐이라도 운동을 하는 시간을 갖길 바랐다.

그날부터, 엄마는 조금씩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나는 매일 따뜻한 커피를 받았고, 그 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버텨내는 하루의 증거였다. 점심과 저녁사이 엄마의 커피를 마시면 하루가 끝나가고 있다는 것..

밤이 되면, 나도 나름의 루틴을 유지했다. 불 꺼진 병실에서 조용히 아이패드나 노트북을 켜고, 온라인 강의를 듣거나 밀린 보고서를 정리했다. 아픈 몸을 일으켜 앉아, 고통을 참으며 키보드를 두드렸다.

그러다 어느날 엄마와 나는 열심히 계획을 잡고 나를 샴푸실로 데려가셨다. 며칠째 씻지 못한 내 머리를 조심스럽게 감겨주셨다.

물의 온기, 거품 냄새, 엄마 손의 온도.
그 모든 것이 지금도 생생하다. 물은 사방으로 튀어 환자복도 다 졌었지만 기분은 짱.
그날만큼은 정말 오랜만에, 내가 ‘보호받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 이후 엄마와 나는 조금 더 가까워졌다. 내가 더 잘해야지라고 마음 먹었다. 함께 병원 앞 슈퍼에 다녀오고, 커피를 사러 다녀오고, 병실에선 막내이모랑 왕큰이모가 가져다준 김치전과 고기를 게눈감추듯 먹으며 웃었다.

김치전, 삼겹살에 쌈잠 이모가 직접 구워서 싸다 준 것

통증은 여전했지만, 마음은 분명 조금 나아지고 있었다.

“이건 멈추면 안돼. 동료파트너 일하는데 방해하면 안돼”

병실 침대에 누운 채 노트북으로 작업 중인 모습. 하의 병원복이 보인다.
통증에 눕지도 못하면서도, 보고서를 쓰던 밤들.

그리고 6월 23일, 월요일 아침.

다리가 너무 아팠다. 통증은 잦아들지 않았고, 아무리 기다려도 좋아질 기미가 없었다. 그날은 정말 재활이라도 다시 해봐야겠다 생각하고 선생님께 말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나를 조용히 보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MRI를 다시 찍어보죠”

그리고 다음날인 6월 24일 오후 4시, MRI 찍었고 결과를 본 주치의 선생님은 병실을 찾아왔다.

“아무래도… 다시 수술을 해야 할 것 같아요. 비급여 항목은 안쓸께요. 피멈추는 약만 쓸께요.”.

순간, 귓속에서 천둥치는 소리가 들렸다. 머릿속이 하얘졌다.

수술도 했고, 주사도 두 번이나 맞았고, 약도 엄청 먹었는데… 결국 또 수술이라고?

그날 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냥 누운 채로 천장만 바라봤다.

씻지도 못한 얼굴. 거울대신 셀카체크.. 아 괴롭다.

선생님 지금 재수술이라고 했나요..?


📌 함께한 기록

  • 2025년 6월 9일: 1차 디스크 절제술
  • 6월 11일: 1차 주사 시술 (엉덩이~종아리 저림 허리신경주사)
  • 6월 14일: 2차 주사 시술 (꼬리뼈로 신경 주사)
  • 6월 24일: MRI 결과로 2차 수술 결정
  • 6월 25일: 2차 수술 진행

현재: 병원 입원 중, 회복 시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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