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기로운 병원생활

    《V2디스크 생존일기 4화》 마취가 풀린 밤, 나는 살려달라 외쳤다

    진통제도, 무통도, 기도도 안 통하던 그 밤. 마약밖에 없었다. 2025년 6월 25일 낮 12시 20분경, 수술실 호출을 받았다. 조무사 선생님이 휠체어를 밀어주셨고, 나는 그 상태로 수술실로 내려갔다. 걷는 것이 불편했지만, 수술실 앞에서는 휠체어에서 내려 힘겹게 일어나 어기적어기적 수술장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수술실 내부는 공장 같은 느낌이었다. 어지럽혀진 비싸 보이는 기계와 기계음, 빛, 정리된 듯 어지럽게 늘어져 있는 수술 소품들, 바쁜 사람들의 움직임. 침대에 올라 누운 순간,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이번에도 마취가 잘 될까? 하나님, 제발 도와주세요.” 하지만 이번엔 전에 사용했던 커다란 종이빨대 관도 없었고, 곧바로 산소 마스크를 씌운 뒤 말하셨다. “이제 마취 시작할게요. 잠시 매캐한 냄새가 날 수 있어요.” ‘주님, 제발 저와 함께 하소서…’ 그렇게 그 매캐한 냄새가 입과 코로 밀려들었고,…

  • 슬기로운 병원생활

    《v2디스크 생존일기 3화》회복 중이라더니, 재수술이라니요?

    부제: 우리 엄마가 달라졌어요. 그런데… 내 몸뚱아리는? 2025년 6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지금 나는 병원에 있다.첫 수술 후 2번의 주사 시술 후에도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도 차도가 없었다. 오히려 통증은 더 깊어져가는 것 같고, 저림은 다리 아래까지 퍼져나갔다. 진통제는 점점 늘어갔고, 걷다보면 무릎이 밖으로 꺽였고, 앉아 있기도 힘들었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일조차 고통이었다.아침 7시, 점심 12시, 저녁 5시. 병원식사는 어짐없이 시간에 맞춰 나왔지만 야행성 인간인 나에겐 배고픔이 고문이었다. 그래서 엄마와 함께 쿠팡이츠를 애용했다. 에그토스트, 히말라얀소금라떼, 쿠키, 피자까지—병실 안 작은 호사였다. 그중 가장 특별했던 건, 매일 엄마가 사다 주신 커피였다. 내 커피 취향은 까다로웠다. 엄마는 그걸 외우지 못해, 나에게 메시지로 보내달라하고 그걸 주문하실때마다 꺼내서 읽곤 하셨다. 그 모습을 처음엔 당연하게 여겼지만,…

  • 수술 후 배액관이 연결된 상태로 병상에 누운 환자의 허리 모습
    슬기로운 병원생활

    《v2디스크 생존일기 2화》🛏️ 걷고 싶었는데… 다시 누워버린 병실

    디스크 수술 후 겨우 걸었는데, 다시 병실 침대에 누웠다. 통증, 눈물,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재활의 기록. 병원에서 퇴원하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도수치료에 EMS에…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 2025년 6월 초, 다시 병원 침대에 누워 있다.진심으로 그렇게 열심히 재활했는데도, 결국 여기다. 그날은 평범하게 시작됐다.어쩌면 그게 너무 ‘무리’였는지도 모르겠다. 5월 31일, 그날의 장면운동 끝나고 동생과 함께 요거트에 커피까지 마시며 여유를 즐기던 날.노트북도 켜고 앉아 계획들을 정리했다. 그런데, 그날 저녁부터 허리가 이상했다.자세가 나빴던 건지, 오래 앉아 있었던 건지…시간이 지날수록 허리는 점점 더 굳어졌고, 통증이 올라왔다. 정말 그 순간부터 시작이었다.일어나려는데 찌릿찌릿 그때부터 다시, 미친 듯이 아팠다. 처음엔 그냥 며칠쉬면 좀 나아겠지 싶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은 더 깊어졌고, 진통제도 안 통했다.6월 6일, 엄마 손잡고 응급실로. MRI…

  • 슬기로운 병원생활

    《v2디스크 생존일기 1화》🩺그날 이후, 내 인생이 또 멈췄다

    ## 다시 병원에 누웠다.다시 잘 걸을 수 있을까? ### 2024년 10월 14일 – 인생이 잠깐 멈춘 날 욕실에서 미끄러졌다.그날 이후로 내 인생이 잠깐 멈췄다. 요추 2번 골절.척추 4, 5, 6번 주저앉음. 응급으로 풍선확장술을 받고,5개월 넘게 병원에 갇혀 지냈다.그리고 2024년 4월, 겨우겨우 퇴원. 몸은 나왔지만,마음은 여전히 병실에 남아 있는 기분. 🏃 재활, 정말 열심히 했다 4월 말부터는 바깥 공기도 쐬기 시작했고,주 3회 EMS 복근 운동, 도수치료, 전신운동…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미뤄놓은 일도 너무 많아서몸이 회복되자마자 바로 뛰어들었다. 📅 2024년 6월 2일 – 다시 시작된 통증 커피숍에서 친한 동생이랑 일 얘기 중이었다.노트북 켜고 집중해서 앉아 있었는데…무려 5시간. 너무 재미있고 몰입되니까 시간 가는 줄 몰랐다.그런데, 일어나려는 순간.허리가 안…

  • Uncategorized

    🥚일산 백석동 감성 맛집 [에그앤피넛] 리뷰 🍳 명란크림파스타 & 알배추샐러드가 매력적인 브런치 카페

    귀여운 외관, 따뜻한 분위기, 그리고 완벽한 한 끼까지 핑크색 외관에 초록색 로고, 이름부터 사랑스러운 이곳 ‘에그앤피넛’.처음엔 귀여운 외관에 이끌려 방문했지만, 지금은 알배추샐러드가 생각날 때마다 찾는 단골집이 되었어요. 후문 쪽에는 노란 어닝 아래 테라스 자리도 마련되어 있어요. 햇살 좋은 날엔 꼭 여기!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마주하는 건 따뜻한 나무결, 전구 조명, 그리고 곳곳에 놓인 생화. 테이블 간격도 넉넉해서 혼자 와도, 친구랑 와도 편안해요. 주방은 오픈 키친으로 되어 있어 조리과정을 볼 수 있는데, 위생적인 분위기가 특히 인상적이에요. 이곳의 또 하나의 매력은 기다리는 시간도 지루하지 않다는 것이에요.모든 테이블에 전지와 크레용이 준비돼 있어 낙서를 하며 놀 수 있답니다. 스파이더 거베라가 놓인 테이블, 크레용 한 자루. 이 작고 귀여운 디테일들이 이곳의 감성을 완성하죠. 식사는 언제나…

  • 📸감성 로드

    🦀 고양 백석동 킹스킹크랩|예약하면 할인까지! 게찜부터 볶음밥까지 완벽 코스 🦀

    오늘은 ‘라이브커머스’ 미팅이 있어서, 관련 업체분을 만나백석동에 새로 생긴 대게 전문점 킹스킹크랩에 다녀왔어요.라이브커머스 업체 미팅이 예정돼 있어서 가볍게 밥 한 끼 하자는 말에 따라갔는데,진짜… 이건 ‘가볍게’가 아니었어요. 완전 대접받은 기분. 먼저 들어서자마자 확 느껴지는 건,“여기 새로 열었구나!” 하는 활기.GRAND OPEN 현수막부터 예약 시 10% 할인 정보까지 팍팍 걸려 있어서가게 입구에서부터 눈길을 사로잡더라고요. 🦀 대게찜 한 판, 제대로다. 게는 직접 고를 필요 없이 바로 테이블 세팅.찜기째 푸짐하게 올라온 대게는 살이 정말 꽉 차 있었어요.껍질 벗기면 수분 날아간 게살 아니라, 정말 탱탱한 단백질 느낌 그대로! 기본 반찬도 알차게 준비돼 있었어요.김치전, 어묵탕, 피클류 등 전부 딱 먹기 좋은 온도와 간.기다리면서 하나씩 먹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 볶음밥도 완벽한 마무리 게껍질 치우고 나면, 마무리는 역시…

  • 감성 캠핑존, 캠핑 감성존
    📸감성 로드

    💬 호텔 속의 작은 식물, 그리고 보조기를 찬 여행자

    소래포구 폴로호텔 403호에서의 밤은, 유난히 조용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루프탑으로 향했다.기분 탓일까, 작은 조명이 반짝이는 테이블 하나만으로도그날의 피곤함이 눈 녹듯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 “작은 야외 별장이 있다면 딱 이런 느낌이겠지.” 📸 덩굴 벽 앞 감성 좌석→ “식물에 기대앉아 있으면, 마치 누군가의 정원에 초대된 기분.” 루프탑을 거닐다 문득, 거울 앞에 멈춰 섰다.보조기를 찬 채로 담은 내 모습은 낯설었지만,그 낯섦조차 여행의 일부가 되는 밤이었다. → “허리 보호대를 찬 모습조차 그날의 기록이 된다.”(티 안나지롱~ 덩치가 엄청 커보임 ㅠㅠ) 다시 객실로 내려와, 조용한 복도 끝에 있던 작은 정원 앞에서한참을 서성였다.누군가 정성스레 가꿔둔 식물들을 바라보며,나도 내 마음을 이만큼은 보살펴줘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 “식물 앞에서는 괜히 마음이 정갈해진다.” 🎮 커플 게이밍룸, 방 안에서도 즐길 수 있는 시간…

  • 📸감성 로드

    카페ZINO-도깨비도 미술관람하러 간 커피숍에서 감성충전

    감성충전이 필요한 날, 파주 감성 카페 ZINO 유럽풍의 클래식한 외관을 가진 카페 ZINO 전경 4월의 어느 날, 입원 174일 만에 처음으로 세상 바깥 공기를 제대로 마셨다. 봄이 성큼 다가온 날씨였지만, 내가 다녀온 그날은 의외로 쌀쌀한 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하지만 그 추위마저도 감성으로 포장해주는 장소가 있었으니, 바로 파주에 있는 유럽풍 갤러리 카페 ZINO. 🖼️ 예술과 커피가 공존하는 공간 카페 ZINO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었다. 이곳은 마치 작은 미술관 같았다. 커다란 유리창과 천장이 높아 탁 트인 느낌을 주고, 벽면엔 다양한 예술 작품들이 걸려 있다. 사장님이 직접 쇼더비 경매를 통해 수집한 그림들이라고 하시는데, 그래서인지 하나하나 존재감이 남달랐다. 1층에는 웅장한 피아노가 있고, 그 옆엔 앤틱한 가구와 샹들리에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더해준다. 사진 찍는 모든…

  • 샴푸는 눈을 타고 흐르고, 인생은 들것을 타고 흐른다
    슬기로운 병원생활

    〈샴푸는 눈을 타고 흐르고, 인생은 들것을 타고 흐른다〉

    부제: 벗은 채로 119를 탈 순 없잖아, 그래서 일어난 일들 2024년 10월 14일, 엄마와 나는 충북 청주동물원에서 바람을 쐰 뒤 인천 소래포구로 달려갔어요. 엄마가 꽃게찜을 먹고 싶다고 하셨거든요. 여행이 길어져 몸이 피곤했지만, 호텔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며 수다를 떨다가 스르르 잠들었죠. 엄마는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호흡기 장애로 거동이 불편하신 분이에요. 그래서 이 여행은 더 소중했어요. 대체 텍스트: 엄마와 함께한 청주동물원에서의 따뜻한 하루 다음 날, 2시 레이트 체크아웃을 해두었기에 느긋하게 1시쯤 일어났어요. 엄마를 씻겨드리고, 이어서 내 머리를 감기 시작했죠. 나는 욕조 옆에 살짝 걸터앉아 있었어요. 그런데 그 순간— “뚜둑.” 분명 내 몸에서 난 소리였어요. 순간 몸이 붕~ 뜨더니, 다음 기억은 엄마의 비명이었어요. 정신을 차려보니, 나도 엄마도 욕실 바닥에 나란히 누워 있었어요. 둘 다…

  • 첼로 어르신

    《첼로 어르신의 하루 #1 – 침대는 내 것》

    🛏️ 오늘도 첼로 어르신은 내 침대의 정중앙을 차지하고 계셨다. 그분은 늘 그러하듯, 아침 햇살이 드는 자리를 정확히 계산하신다. 베개 두 개 중, 더 포근한 쪽을 골라 지그시 눕는다. 내가 잠깐 화장실이라도 다녀오는 순간, 그 자리는 이미 첼로의 것이 되어 있다. 사람이 먼저? 고양이가 먼저다. 그게 우리 집의 불문율이다. 첼로 어르신이 먼저 눕고, 내가 그 빈틈을 찾아 옆에 겨우 누운다. 그럼 어르신은 살짝 눈을 떠 나를 한 번 본다. 그 눈빛엔 이런 말이 담겨 있다. “인간아, 네 자리는 거기 아니었을 텐데.” – 첼로 어르신 물론 나는 말대꾸하지 않는다. 어르신께선 눈빛으로 말하시고, 나는 얌전히 복종하는 집사이니까. 어르신의 하루는 침대 위에서 시작된다. 가끔은 창밖을 바라보며 명상을 하시고, 가끔은 나의 노트북 위에 눕는다. (왜…